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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7.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by 꾸준민 2023. 1. 1.

어릴 때는 책을 읽지 않았었다.
20대 초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접해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게 습관이 되어 계속 읽게 되었다.
읽다 보니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그 깊이도 깊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책의 매력에 빠져, 어느 해는 책을 왕창 사다가 내내 읽었다.
그때 문득, 책에서 하는 말들이 진리처럼 느껴지고 책에서 말하는 대로 살면 성공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책에 중독되어 책이 곧 ‘나’인 것처럼 살았다.
책을 맹신했고 책이 인생의 답인 것처럼 느껴졌다.
어느 순간 나는 망상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나와 그 책을 쓴 저자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난 그 책의 저자가 아니었기에,
책 속에 담긴 명언, 지혜들이 내 삶의 정답이 될 순 없었던 것이다.
이후 책이란 매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아직까지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하였다.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지금 블로그에 내 생각을 올리는 이 행위,
‘쓰기’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책에 대한, 책에 담긴 명언과 지혜에 대한 것들을 글로 써가며
내면의 ‘나’와 대화를 나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정리가 되었다.
책이 내 생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중심을 잡게 도와주었으며,
책이 충실한 신하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다.
다행히도 쓰기를 하면서 망상 속에 빠지는 일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책,

처음엔 생각을 키워주는 양분이 되어주었다.
그다음엔 내 자아를 빼앗는 지배자가 되었다.
지금은 충실한 신하가 되어가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변해가고 있다.
지금은 신하가 되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또 바뀌어 있을 것이다.
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앞으로 가 궁금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 백 년의 독자라면, 그 정신 자체는 악취를 풍길 것이다.
누구나 읽는 것을 배워도 된다면 결국에는 쓰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 자체도 썩고 말 것이다. "

글귀를 읽자마자 내가 책을 맹신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현명하다는 사람이 혹은 성공한 사람이 한 말들을 그저 정답으로 받아들였던 시절,
그들과 나는 다른 삶을 살기에 그들이 성공한 방식이 내게는 정답이 될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들이 한 말을 정답으로 받아들였던 행동은 나를 잃는 행동이었다.

" 용감해져라, 개의치 마라, 조롱하라, 난폭하라, 지혜는 우리가 이러기를 원한다.
지혜는 여인이다. 그리고 언제나 전사만을 사랑한다. "

나만의 생각을 끄집어내야 한다.
누군가 내 생각이 잘못됐다고 말해도 꺼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살아온 환경, 시대, 생각이 다르기에 결코 한 개의 정답이 진리가 될 순 없다.
그러니 때로는 내 생각을 지배하려는 타인의 말들을 조롱하기도 하고,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해 난폭해질 줄도 알아야 한다.
온전히 ‘나’를 믿고 내 생각을 따를 수 있어야 한다.

" 나는 모든 글 가운데서 자신의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그대는 피가 정신임을 알게 될 것이다. "

내가 느낀 ‘쓰기’는 내면과의 대화였다.
그 읽은 책 혹은 문구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나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게 된다.
그 문구에 대해 무엇을 느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기에 그 문구를 선택했는지 계속해서 대화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온전히 내 생각이 글에 묻어나게 된다.
물론 저자가 쓴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하게 되지만
그 생각들이 책에서 얻은 영감이었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다.

지금까지는,




‘읽기’와 쓰기’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읽기는 현명한 충신을 내 안에 들이는 것이고
쓰기는 현명한 충신과 내가 대화하는 것이다.

읽었다면 꼭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 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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