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희
: 몸의 즐거움과 마음의 기쁨을 통틀어 이르는 말
몸과 마음이 기쁨에 찬 것,
타인의 시선을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 기쁘고 행복한 순간인 것이다.
만물이 나를 위해 존재하고, 주목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맑게 정재 된 순수한 행복이다.
열 정
: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순수한 애정,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이루고 싶은 마음,
맹목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게 이루고자 하는 열망과 동반자가 되는 것,
뜨거운 불이 주철의 형상을 바꾸듯 순수한 애정이 담긴 열정은 세상을 바꾼다.
“ 그것은 나의 선이며, 나는 그것을 사랑한다.
그것은 완전히 내 마음에 들며, 나는 그 선을 원한다. ”
환희와 열정에는 이유가 없다.
운명처럼, 혹은 숙명처럼 나의 마음에서 피어난 불씨다.
환희와 열정이 나를 만들기도 하며, 내가 그 차제가 되어 살아가기도 한다.
직장인이 되기 전,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하고 살았었다.
그저 ‘하고 싶은 것’들이었기에 보상이나 결과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그 열정을 온전히 즐겼고 나의 모든 에너지를 불태웠다.
나는 열정과 환희 속에서 살고 있었고 더없이 행복했다.
그래서 열정과 환희를 안다.
그리고 그것이 없는 삶이 지루하다는 것도 안다.
취직을 하고 나니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돈을 모아야 하고, 집을 사야 하고, 결혼을 해야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고 ∙∙∙
해야 하는 것들에 파묻혀 열정이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어느새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남들이 원하는 삶에 맞춰지고 있었고
머릿속에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질문만 하게 되었다.
“ 그 덕에는 영리함이란 별로 없고,
모든 사람이 지닌 이성도 아주 조금만 들어 있다. ”
열정이 빠진 삶을 살아가고 있던 중,
오랜만에 ‘하고 싶은 것’을, 너무나도 오랜만에 찾게 되었다.
열정이 모습을 드러냈고 내 모든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게으름, 잔꾀, 효율성∙∙∙ 이성을 위한 시간 따위는 없었다.
오로지 열정의 불씨에만 집중했다.
생기를 찾았고, 뜨거운 환희를 느꼈다.
열정은 이성을 제압한다.
이성은 곧 열정의 노예가 된다.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든다.
잔머리를 굴리기보다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길 원하고,
편히 쉬기보다는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만든다.
타인을 비교 대상에 놓거나 따라가려 하기보단 스스로를 다지며 우직하게 자신의 육감을 따른다.
“ 이 새는 지금 내 옆에서 황금알을 품고 있다. ”
열정이 활활 타고 남은 자리에 ‘살아있음’이라는 선물이 남겨져 있었다.
그 선물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삶에서 희망이 되어주었다.
‘해야 하는 것’들만 보여주는 세상에서 무엇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길을 밝혀주었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어주었다.
“ 그대에게 행운이 있다면 그대는 하나의 덕을 지니고 있을 뿐
그 이상의 덕은 지니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만 더 가볍게 다리를 건널 수 있다. ”
열정에 파묻혀 살아간 그 순간을 되돌아보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을 하는 시간이었다.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 이타심 등을 생각해볼 여유는 없었다.
오로지 열정에만 집중을 했고, 온전히 나만 생각했다.
누군가는 이런 모습을 보고 ‘이기적’이라고, ‘배려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너무나도 뿌듯한 순간이었다.
후회 따위는 없었다.
이기적이게 나를 독차지했던 열정이 고마웠다.
“ 많은 덕을 가진다는 것은 돋보이는 일이지만 힘든 운명이기도 하다.
∙∙∙ 어떤 덕이라도 다른 덕을 질투한다. ”
이타심과 배려는 양날의 검이다.
과해지는 순간, 그 칼은 우리를 향한다.
‘배려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깊이 빠지면 어느 순간 스스로를 작고 소심하게 만들어 버린다.
자칫 배려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이 멀리 떠나갈까 두렵고,
나에게 주던 관심이 꺼질까 눈치를 본다.
결국 이렇게 타인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이 생겨난다.
“ 질투의 불꽃에 둘러싸인 자는 마침내 방향을 돌려
전갈처럼 자기 자신을 독침으로 쏜다. ”
마음에도 없는 배려를 하고 있고,
열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불씨를 꺼뜨린다.
이렇게 삶이 꼬인다.
긴장이 되고 여유를 잃는다.
그리곤 ‘자신’마저도 잃는다.
열정과 환희가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여보자.
“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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