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人香(인향)’ 이 책이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다.
사람은 저마다 각자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그 분위기는 나이가 들수록 짙어지며, 그 사람의 가치관, 생각, 말씨 등이 반영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갖고 있는 분위기는 저자가 말하는 ‘인향’과 매우 흡사했고
글 속에 녹아있는 저자의 경험과 공유하며 점점 이 책에 빠져든 것 같다.
#_1.
저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한자어들을 분해하여 깊은 속뜻을 전달해 주는데,
‘한자를 배워볼까’하는 생각이 들만큼 한자를 구성하는 문자와 뜻이 깊이 와닿는다.
한 가지 예로 수준이나 등급을 의미하는 한자인 品(물건 품)을 들 수 있다.
品은口(입 구)가 세 개 모여 만들어지는데, 이는 말이 쌓이고 쌓여서 한 사람의 성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사람의 말이 그 사람의 인품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것을 전달해준다.
생각해보면 본능적으로 우리는 타인을 대면할 때, 그 사람이 따뜻한 사람인지, 차가운 사람인지를 파악하게 되는데,
그때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이 판단의 근거가 아닐지 싶다.
#_2.
내가 한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그 말로 인해 나 자신이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도 혹은 천대받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한다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_3.
傾聽(경청)
우리는 경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상대의 말을 듣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聽(청)'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耳, 王, 目, 心의 한자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풀어 해석하면 '귀로 듣는 것은 임금을 대하는 것과 같이 중요하고
눈과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귓속을 파고드는 음성에 숨겨진 메시지를 포착해 본질을 읽어야 한다.
소중한 사람의 마음에 가 닿으려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듣는 것이 바로 '경청'인 것이다.
#_4.
지친 몸을 침대에 누이듯,
지친 마음을 누군가에게 누일 수 있어야 비로소 마음의 피로를 달랠 수 있다.
가슴에 품고 있는 고민들을 타인에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 마음을 누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군가가 내게,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잘 듣고 잘 대답해 줄 수 있는 대화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_5.
협상의 기본 전제 조건
"서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 사실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다."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 모든 사람과의 대화가 바로 협상의 과정이다.
협상에 대한 기본자세를 갖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돌아보자.
#_6.
"메시지와 그것을 전하는 장소는 밥과 밥공기의 관계와 유사하다."
생각해보면 나는 말의 중요도에 따라 그 말을 전하는 장소 또한 신중히 정하였다. 무의식적으로 주변 분위기가 나의 생각과 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했던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와인, 위스키, 맥주 등과 같은 술도 제 각각의 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잔이 따로 존재한다. 우리의 언어도 그것을 어디에 담아 전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받아들이는 깊이가 다른 것이다.
#_7.
문구를 읽자마자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깊이 깨우친 경험이 떠올랐다.
한 번은 회사에서 애매한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대충 덮고 넘어갈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을 했었다.
난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상사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는데,
변명을 하다 보니 말이 길어졌다.
결국 그 긴 말로 인해 실수가 터져 나왔고 되려 상사와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었다.
나의 잘못을 넘기기는커녕 결국 찝찝한 마음을 떠안고 한동안 출근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 대로 하염없이 말을 늘어놓으면 결국 실수나 화를 초래하기 마련인 듯싶다.
#_8.
"말에 담긴 기운은 말속에 씨앗의 형태로 숨어 있다가 훗날 무럭무럭 자라 나름의 결실로 이어진다."
진심을 담은 짧은 말 한마디가 힘을 갖는 이유인 것 같다.
가끔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얻고 싶을 때, 이 방법을 쓴다.
일상적인 말이라도 나의 마음을 가득 담아 한마디, 한마디 정성스럽게 전한다.
나의 말씨는 그 사람의 마음 한편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나의 진심이 잘 담기었다면 그 말씨는 언젠가 싹을 틔워 나의 진심을 전해준다.
"얼마 전에 슬며시 가져다 놓은 나의 말씨가 내 진심을 잘 담아 갔기를, "
#_9.
"말은 자석과 같아, 말속에 담긴 기운과 같은 기운을 가진 것들을 끌어당긴다."
성공하기 위한 방법 중에 누구나 들었을 법한 말이 있다.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해라’ 아무래도 저자가 말한 것처럼
말과 행동에 담긴 긍정의 기운이 주변의 긍정적인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당겨
성공으로 도달하는 게 아닌가 싶다.
#_10.
멀리 있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내 주변 사람들과 먼저 친해져야겠다.
#_11.
둔감력;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않고,
가벼운 질책에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이 고수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
타인의 가십거리를 원동력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 등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나의 중심을 굳건히 하지 않으면 어느새 이런 변화의 바람에 휘둘리게 된다.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고 '이미지 관리'라는 것에 휘둘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릴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왜 그렇게 쉽사리 흔들렸는지 후회하게 된다.
둔감력을 길러 자신의 중심을 바로잡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정도(正道)가 아닐까,
#_12.
언품(言品); 말의 품격
言(말씀 언)에는 묘한 뜻이 숨겨져 있었다.
二(두 이)와 口(입 구)가 합쳐진 한자 어로
두(二) 번 생각한 다음 천천히 입(口)을 열어야 말(言)이 된다는 뜻을 내포한다.
말을 할 때마다 이 숨은 뜻을 생각한다면 언제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_13.
"뒷담화는 언젠가 표적을 바꿔,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혀, 가슴을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
핑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매우 친한 사람과 차를 한잔하다가 친함에 취해 그 사람이 하는 뒷담화에 동조하는 경우,
주변 지인과 말다툼이 있어 흥분한 상태로 뒤돌아섰을 때,
유명인사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인해 내뱉는 말 등
살면서 뒷담화를 하지 않는 게 참 힘들다.
그래도 뒷담화를 줄인다는 것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니,
언제든 뒷담화는 돌고 돌아 결국 나를 공격하는 화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_14.
해가 지날수록 설레는 일들이 줄어들고 있는 기분이다.
한번 설레었던 일은 좀처럼 다시 설레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설레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누군가와 관계를 갖고 그 관계를 돈독히 쌓아가는 것이다.
대학 시절의 나는 친화력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관계의 단계를 건너뛰고 단번에 친해지기 위해
누군가를 모방하거나 허세가 잔뜩 담긴 자세로 관계를 맺었었다.
하지만 이내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는 인스턴트식품과 같이 쉽사리 정리되고 잊혀갔다.
또한, 시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그때 만들어진 내 모습과 실제 내 모습의 괴리로
상대방에게 혼란스러움을 주기까지도 했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비로소 관계를 천천히 쌓아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관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고 선명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_15.
나는 목적의식이 강하고 그만큼 욕심 또한 많다.
목적의식이 강한 만큼 목적을 이루는 데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확실하게 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목적 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 때문에 주변 상황을 못 보는 경우가 생긴다.
주변 상황을 못 보는 것으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상대방의 입장을 살피지 못해 배려 없는 행동들을 한다는 것이다.
대화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다 보니 뭐든 표현이 직설적이고 강하다.
나를 정말 소중히 생각해주는 몇몇 지인들은 너무나도 직설적인 나의 대화법이 간혹 상처가 된다고 말해줬었다.
나의 입장에선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었지만 상대방에겐 소음이었던 것이다.
요즘에는 목적을 달성해 결과물을 내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간다.
아직은 실수가 있지만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사람을 얻는 사람이 되고 싶다.
#_16.
"용기에 바탕을 둔 진솔한 뉘우침이야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일한 해결책이며,
이해 당사자들이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은 어렵다.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려고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는 것보다 더 부끄럽고,
무릎을 굽히는 것만큼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기 전에는 사과를 굳이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며, 고민하게 된다.
사과라는 것은 이것을 이겨낼 만큼 큰 용기가 있어야 비로소 실천이 되는 것 같다.
과거를 되짚어보면 잘못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사과를 했을 때,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고 그 사람과의 관계 또한 깊어졌던 경험이 있다.
사과해서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진솔한 뉘우침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들어주는 도구라는 것이 새삼 와닿는다.
#_17.
가르친다 : Educate은 '밖으로 끌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방적으로 생각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잠재적 능력을 발현하도록 밖에서 돕는 게 진짜 가르침인 것이다.
"밖으로 끌어낸다."라는 말을 읽자마자 내 직장 첫 사수가 떠올랐다.
그분은 나에게 있어 참된 가르침이라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내 사수는 어떤 명언을 해준 것도, 특별한 교육을 시켜준 게 아니었다.
단지, 나에게 알려주기 전에 먼저 보여주고,
내가 잘하는 것을 발굴해주었으며,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나의 발전을 응원해주었다.
처음에는 날 가르쳐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시간이 지나서, 사수의 행동을 통해 사수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을 배웠고,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 알아가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무엇이든 시작하면 다 해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리 잡았고
그 생각이 원동력이 되어 지금도 나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뒤늦게 깨달은 것인데, 나의 사수는 정말 어려운 걸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주입식 교육이 근본인 우리나라에서 나에게 진정한 가르침(저자가 말하는 '끌어냄')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가르침은 능력을 끌어내는 것을 넘어 나를 발전시키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준다.
#_18.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살아가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섣부르게 나의 생각, 가치관, 꿈, 미래 등을 보여주는 것은 관계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런 것에 대한 얘기를 신중히 하게 되었고
저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나만의 비밀정원에서 그것들을 가꾸게 되었다.
비밀정원을 보여준다는 것은 때로는 관계에 무게를 싣는다는 것과 같으며,
반대로 상대방의 비밀정원을 본다는 것은 그것을 본 나는 책임감을 갖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책임감은 부담을 말하는 게 아니고
단지, 더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에서 생겨나는 '가볍지 아니하겠다'라는 스스로의 다짐 같은 것을 의미한다.)
요즘에는 누군가에게 나의 비밀정원을 보여줄 때마다 설렘을 느낀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어 비밀정원을 보여준다는 것은 그 사람과 진심으로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_19.
정말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나는 항상 나의 실수를 되뇌며 고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는데,
종종 그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인해 도전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을 때가 있다.
그렇게 과거의 사슬에 묶여 버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겪어내 가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오늘도 내가 성장해온 과정을 되뇌어 본다.
#_20.
우리에게 있어 '따스한 햇볕'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친구, 누군가에겐 연인, 누군가에겐 가족으로부터 듣는 따뜻한 말들이지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스한 햇볕'이 되어 꽁꽁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주고 싶다.
책 '말의 품격'은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저자는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우리의 공감을 자아냈다.
간혹 학문적인 내용 때문에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공감을 통해 얻은 지식 혹은 지혜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고 생각한다.
이기주 작가를 통해 말의 품격을 한 단계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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